전지현의 헐리우드 진출 작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영화 <블러드>가 개봉한 첫 주 5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흥행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동시에 개봉한 <거북이 달린다>는 37만여 명을 동원하여 <블러드>와 7배의 차이를 보이면서 1위를 차지했다.
<블러드>의 첫 주 5만여 명의 관객은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진지현의 전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첫 주 20만여 명 동원한 것과 비교를 해보아도 처참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블러드>는 일본에서도 260여개의 개봉관을 잡고도 일본박스오피스 10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흥행에 참패를 하여 배우 전지현이 받을 타격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블러드>는 500억이나 투자했다는 영화치고는 너무 조약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애니메이션 같은 CG를 사용하여 원작 애니메이션 <블러드-라스트 뱀파이어>보다 훨씬 못한 수준의 영화였다.그리고 전지현의 어색한 액션 연기도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반감시켰다는 평이 많다.즉 영화가 화려하지만 뭔가 온전하지 못한 불 균질의 느낌이 가득한 B급 영화였기 때문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지현은 SBS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로 데뷔했고 <해피투게더(1999)>에서 아이스크림 가게 알바 생으로 출연하여 차태현과 인연이 되어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촬영하게 되었다.이때는 신인시절이라 전지현은 대중들에게 자신만의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1999년 박신양과 <화이트 발렌타인>으로 영화에 처음 데뷔한 이후 이정재와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랑을 나누는 <시월애(2000)>에 출연한 전지현은 드디어 2001년 자신의 최대 히트작인 <엽기적인 그녀>로 차태연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그후 <4인용 식탁(2003)>,<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데이지(2006)>,<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에 출연했지만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가 220여만 명을 동원하여 전지현이 출연한 영화 중 2번째로 많은 관객이 찾아온 영화가 되었으며 <데이지>가 1백여만 관객을 동원하여 체면치레를 할 정도에 불과했다.
전지현은 <화이트 발렌타인>에서 침착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기, <시월애> 에선 풍부한 감성이 넘치는 눈물 연기,<4인용 식탁>에선 무난한 공포영화의 연기였기를 보여줬지만,<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명랑한 열혈 형사의 캐릭터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 험한 욕설을 하며 남자처럼 행동한 송수정 역에서 <엽기적인 그녀>의 상큼 발랄하며 엉뚱한데 알고 보면 상처받기 쉬운 순정파 캐릭터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전지현은 영화에 데뷔한지 10년이 되어가지만 가장 흥행에 성공했던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엽기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러드>에서 전지현의 유니크한 이미지인 엽기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여전사 사야 역을 맡아 전지현이 엽기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흥행에 실패를 하여 이런 캐릭터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은 아직도 전지현을 엽기녀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하지만 블러드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전지현이 <블러드>에 출연한 것은 크게 2가지 의미가 있다.첫번째는 화교설 등 전지현의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중국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이고,두번째는 한국 영화계의 성장에 이바지 했다는 점이다.
전지현의 휴대전화 복제를 수사했던 서울 중앙지검 관계자가 전지현의 아버지가 귀화했는지는 모르지만 대만 국적이었다고 말한 것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던 ‘전지현 화교설’은 전지현의 이목구비가 북방계 쪽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상할 정도로 신빙성 있게 급히 루머가 확산된 거 같다.
한가인은 이목구비가 비교적 뚜렷해 남방계형 미인인데 전지현은 상대적으로 희미하여 북방계형 미인이라는 평은 오래전부터 인터넷 등에서 가십거리가 될 정도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전지현의 얼굴이 중국사람 분위기가 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화교설이 확산되어 이슈가 되었을 때 전지현은 고소를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 했는데,이번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블러드>에 출연하여 자연스럽게 전지현의 이미지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깬거 같다.전지현이 일본 교복을 입고 일본 여학생으로 메이컵하여 일본도를 휘두르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일본스러운 스토리에 출연하니 일본 분위기가 나서 일본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영화는 흥행에 실패를 했지만 전지현의 중국스러운 이미지 변신은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물론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와서 전지현의 일본 사람 같은 모습을 보지 못한 게 안타깝지만 각종 언론 매체에서 보도하는 기사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일본 교복을 입고 일본 소녀 같이 보이는 전지현 사진을 봤을 테니까 말이다.
다국적 합작 상업영화에 한국 여배우가 원톱 주인공이 된 것과 영어를 구사하며 와이어 액션 연기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전지현의 <블러드> 출연은 한국 여배우의 한계를 뛰어 넘은 의미 있는 시도였다.
비록 일본과 한국에서 흥행에 실패하여 세계 진출이 힘겨워 보이지만, 원래 전 세계에 개봉을 목적으로 제작된 <블러드> 같은 영화에 한국 여배우가 당당히 주인공으로 출연했다는 점은 한국 영화계의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평가될 만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전지현이 <블러드>의 액션 연기가 있는 사야 역을 맡은 이유는 세계 영화 시장에서 아시아의 배우가 맡을 수 있는 배역은 아직까지 액션 영화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영화 <블러드>의 완성도를 비판할 수 는 있겠지만,아시아 배우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고 기회도 부족한 상황에서 출연하여 한국인의 자긍심으로 힘든 촬영을 마친 전지현의 시도 자체는 폄하해서는 안되며 인정을 해야 할 것이다.
전지현의 이런 시도가 흥행 참패 등의 결과로 돌아온다고 해도 전지현의 커리어는 물론이고 한국 영화계가 성장하는데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
영화 <블러드>에 출연하여 한국 여자 배우의 한계를 베어버린 전지현의 세계를 향한 꿈은 계속되어야 한다.<블러드>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계속 시도를 하다 보면 정말 세계적인 여배우가 탄생되는 한국인의 꿈이 이루어 지지 않을까 싶다.


